상속세는 오랫동안 “남의 세금”이었습니다. 지금도 사망자 100명 중 94명은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서울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율도 공제도 한 줄 바뀌지 않았는데 대상이 어떻게 늘었는지 숫자로 봤습니다.
지금 상속세는 몇 명이 내나
국세청 국세통계 기준 2025년 상속세 과세인원은 22,524명, 총결정세액은 8조 9,345억 원입니다. 2000년에는 1,400명, 4,000억 원이었습니다.
인원은 16.1배, 세액은 22.3배가 됐습니다. 세액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것은 1인당 부담도 함께 커졌다는 뜻입니다.
| 연도 | 과세인원 | 사망자 대비 비율 | 총결정세액 |
|---|---|---|---|
| 2000 | 1,400명 | — | 0.4조 원 |
| 2010 | — | 1.4% | 1.2조 원 |
| 2020 | 10,181명 | 3.34% | — |
| 2023 | 19,944명 | 5.66% | 8.54조 원 |
| 2024 | 21,193명 | 5.91% | — |
| 2025 | 22,524명 | — | 8.93조 원 |
과세비율은 자료마다 분모가 다릅니다. 위 표의 비율은 전체 사망자 대비이고, 기획재정부가 쓰는 결정인원 대비 기준으로는 2023년이 6.8%입니다. 비율을 인용할 때는 분모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공제 10억 원은 언제 정해진 금액인가
상속세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 최소공제 5억 원은 1996년 12월 개정으로 1997년부터 적용됐습니다. 2026년까지 29년째 같은 금액입니다.
그사이 소비자물가는 1997년 56.977에서 2026년 8월 120.05로 2.11배가 됐습니다(2020=100). 물가만큼 따라갔다면 지금 10억 원 자리에는 약 21억 원이 있어야 합니다.
자산 가격은 더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6년 8월 16억 739만 원입니다. 1997년 설계 당시 “집 한 채면 세금 없다”에 가깝던 기준선이, 지금은 서울 평균 아파트 한 채에 걸리는 선이 됐습니다.
서울에서는 이미 어떤 세금인가
전국 과세비율은 2024년 5.91%지만, 서울은 **15.46%**입니다. 2010년 2.9%에서 다섯 배가 됐습니다. 서울 사망자 6~7명 중 1명이 상속세 신고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 구분 | 2010 | 2023 | 2024 |
|---|---|---|---|
| 전국 과세비율 | 1.4% | 5.66% | 5.91% |
| 서울 과세비율 | 2.9% | 약 15% | 15.46% |
세율표도 그대로입니다. 10~50%의 5단계, 최고세율이 시작되는 30억 원 경계는 2000년에 정해졌습니다. 1988년 55%였던 최고세율이 1997년 45%로 내려갔다가 2000년 50%로 되돌아오면서 최고구간도 50억 원 초과에서 30억 원 초과로 낮아졌습니다.
29년 동안 왜 바뀌지 않았나
방향이 없어서가 아니라 세수 때문입니다. 2025년 3월 정부는 상속인이 각자 받은 몫에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전환안을 내놨지만 국회 심사에서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연간 2조 원대 세수 감소 추산이 걸림돌이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일괄공제를 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5년간 3조 843억 원의 세수가 줄어든다고 추산했습니다. 2026년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에는 공제 상향이 포함되지 않았고, 가업상속공제는 오히려 요건이 강화됐습니다.
세율을 올리는 증세는 눈에 보이고 논쟁이 붙습니다. 금액을 그대로 두는 증세는 조용합니다. 상속세에서 지난 29년간 일어난 일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우리 집 기준선은 어디쯤일까 — 서울 아파트 가격지수 비교 계산기에서 시점을 바꿔 가며 아파트 가격이 통화량·물가 대비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
- 일괄공제 5억 + 배우자 최소 5억 = 10억 원 기준은 1997년 이후 29년째 동결.
- 같은 기간 물가 2.11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16억 739만 원(2026-08).
- 과세인원 16배, 세액 22배. 세율·공제는 그대로인데 대상만 늘었다.
- 서울 과세비율은 15.46%로 전국 평균의 2.6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