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사는 이유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돈이 계속 풀리니까”입니다. 공급이 2,100만 개로 정해진 자산이니 통화량이 늘면 가치가 오른다는 논리입니다. 원화의 창이 금·주식에 써 온 것과 같은 잣대, 즉 같은 기간·같은 월평균·같은 통화량 데이터로 이 주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10년 동안 무엇이 가장 많이 올랐나
월평균 가격 기준 2016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원화로 환산한 비트코인은 132.26배가 됐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M2는 1.89배, 미국 M2는 1.77배 늘었습니다.
| 순위 (14개 계열 중) | 자산 | 배수 | 연평균 |
|---|---|---|---|
| 1 | 비트코인 (원화) | 132.26배 | 65.0% |
| 2 | 비트코인 (달러) | 99.39배 | 60.3% |
| 3 | 나스닥100 (원화) | 7.93배 | 23.7% |
| 5 | S&P 500 (원화) | 4.65배 | 17.1% |
| 6 | 금 (원화) | 4.28배 | 16.1% |
| 8 | 코스피 | 3.28배 | 13.0% |
| 10 | 한국 M2 | 1.89배 | 6.8% |
| 11 | 미국 M2 | 1.77배 | 6.0% |
| 14 | 한국 소비자물가 | 1.24배 | 2.3% |
기간을 2016년 10월~2026년 7월로 잡은 이유는 모든 계열이 겹치는 가장 긴 구간이기 때문입니다(S&P 500 자료는 2016-10부터, 한국 M2는 2026-07까지). 가격은 모두 월평균이고 코스피만 월말 종가입니다. 배당·수수료·세금은 빼고 계산했습니다.
비트코인 배수는 시작 월에 매우 민감합니다. 같은 10년이라도 2016-09 → 2026-09로 잡으면 원화 기준 162.95배, 2016-10 → 2026-09로 잡으면 151.29배입니다. 비트코인 수익률을 인용할 때는 시작·끝 월을 함께 적어야 합니다.
최근 5년은 왜 결과가 뒤집혔나
5년으로 좁히면 순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2021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원화 기준 1위는 **금(2.90배)**이었고, 비트코인은 1.40배로 8위였습니다.
| 순위 (14개 계열 중) | 자산 (2021-10 → 2026-07) | 배수 |
|---|---|---|
| 1 | 금 (원화) | 2.90배 |
| 2 | 나스닥100 (원화) | 2.41배 |
| 4 | 코스피 | 2.22배 |
| 5 | S&P 500 (원화) | 2.12배 |
| 8 | 비트코인 (원화) | 1.40배 |
| 10 | 한국 M2 | 1.26배 |
| 13 | 비트코인 (달러) | 1.10배 |
| 14 | 미국 M2 | 1.10배 |
달러 기준 비트코인은 이 기간 연 2.1% 올랐고, 미국 M2는 연 2.0% 늘었습니다. “통화량 헤지”가 정확히 통화량만큼만 헤지한 5년이었던 셈입니다. 원화 기준이 달러 기준보다 높은 것은 그사이 원/달러 환율이 1,183원에서 1,497원으로 오른 효과입니다.
“디지털 금”과 진짜 금을 직접 비교해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1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는 금은 2024년 12월 37.1온스로 정점을 찍었고, 2026년 9월에는 18.6온스로 절반이 됐습니다(월평균 기준).
비트코인은 통화량을 따라 움직였나
장기 그래프 두 개를 겹치면 비트코인과 M2는 함께 오른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두 계열의 로그 수준 상관계수는 0.90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둘 다 우상향하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에 가깝습니다. 변화율끼리 비교하면 관계가 거의 사라집니다.
| 비교 (월 단위) | 상관계수 |
|---|---|
| 비트코인 YoY vs 미국 M2 YoY | 0.15 |
| 같은 비교, 2016-10 ~ 2019-12 | −0.05 |
| 같은 비교, 2020-01 ~ 2022-12 | 0.42 |
| 같은 비교, 2023-01 ~ 2026-08 | −0.02 |
| 비트코인(원화) YoY vs 한국 M2 YoY | 0.08 |
의미 있는 관계가 보인 것은 코로나 유동성이 폭증했다가 긴축으로 돌아선 20202022년 한 구간뿐입니다. 반대 사례도 뚜렷합니다. 미국 M2가 2022년 3월 정점에서 2023년 10월까지 4.8% 줄어드는 동안 비트코인은 29.1% 내렸지만, M2가 아직 바닥 근처였던 2023년 1012월에는 43.0% 올랐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6년 7월에는 미국 M2가 전년 대비 5.4% 늘었는데 비트코인은 44.8% 내렸습니다.
통화량은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어디로 향했는지는 설명하지만, 언제 오르고 내리는지는 거의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 132배를 버티려면 무엇을 견뎌야 했나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률은 큰 낙폭을 지나야만 손에 들어왔습니다. 일 종가 기준으로 세 번의 큰 하락이 있었습니다(괄호는 고점·저점 날짜).
| 하락 구간 | 달러 (Coinbase 일 종가) | 원화 (업비트 일 종가) |
|---|---|---|
| 2017~2018 고점 → 저점 | −83.8% (2017-12-16 → 2018-12-15) | −86.8% (2018-01-05 → 2018-12-15) |
| 2021~2022 고점 → 저점 | −76.7% (2021-11-08 → 2022-11-21) | −74.1% (2021-11-08 → 2022-12-28) |
| 2025~2026 고점 → 저점 | −53.0% (2025-10-05 → 2026-06-30) | −49.9% (2025-10-08 → 2026-08-14) |
2016년 10월 이후 120개월 중 32개월 동안 비트코인 월평균 가격은 직전 고점의 절반 이하였습니다. 10년 중 2년 반 이상을 “반토막 계좌”로 보낸 셈입니다. 월간 수익률로 계산한 연환산 변동성은 61.0%로, 금(12.1%)과 S&P 500(12.5%)의 약 5배입니다.
역대 최고가는 2025년 10월 6일 약 12만 6천 달러(CoinGecko 집계)였고, 2026년에는 새 고점이 없었습니다. 2026년 10월 초 가격은 8만 5천 달러 안팎, 업비트 기준 1억 1천만 원대입니다.
원화 낙폭이 달러보다 얕았던 이유 — 비트코인이 하락하던 2022년과 2026년에 원/달러 환율이 함께 올라(2021년 11월 1,183원 → 2022년 11월 1,364원, 2026년 7월 1,497원) 원화 환산 손실을 일부 메워 줬습니다. 원화 투자자에게 환율은 숨은 완충재였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은 어디로 갔나
국내 거래소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김치 프리미엄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업비트 월평균 가격을 해외 가격(Coinbase)×원/달러 월평균과 비교한 원화의 창 추정으로 2018년 1월 **29.5%**가 월 기준 최대였고, 2021년 4월 12.5%가 마지막 두 자릿수였습니다. 2026년 9월은 0.3%이고, 2026년 3~8월 중 다섯 달은 오히려 국내가 더 싼 역프리미엄이었습니다.
| 월 | 김치 프리미엄 (월평균 추정) |
|---|---|
| 2018-01 | 29.5% |
| 2021-04 | 12.5% |
| 2024-03 | 7.5% |
| 2025-10 | 4.5% |
| 2026-07 | −1.4% |
| 2026-09 | 0.3% |
거래소·마감 시각·환율 기준이 달라 공식 지표가 아니라 규모를 가늠하는 추정치입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봐야 하나
비트코인은 2026년 3월 2,000만 번째 코인이 채굴됐고 현재 유통량은 약 2,009만 개로 상한(2,100만 개)의 약 95.7%이며, 다음 반감기는 2028년 봄으로 예상됩니다. 공급이 정해져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지난 10년 데이터는 “통화량이 늘면 비트코인이 오른다”는 단순한 공식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10년으로는 모든 자산을 압도했고, 5년으로는 금과 주식에 졌으며, 1년 단위로는 통화량과 따로 움직였습니다.
이 사이트는 예측하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같은 기준으로 놓았을 때 어떤 숫자가 나왔는지만 보여줍니다.
세금 환경도 바뀌는 중입니다.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 기준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7년 1월 시행 예정(연 250만 원 초과분 22%)이지만, 유예·폐지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 2026년 10월 현재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도 아직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금과 주식을 같은 방식으로 비교한 글은 금값은 통화량보다 빨리 올랐나?와 S&P500 적립식 10년에 있습니다.
정리
- 2016-10 → 2026-07 원화 기준 비트코인은 132.26배로, 금(4.28배)·S&P 500(4.65배)·한국 M2(1.89배)를 크게 앞섰다.
- 2021-10 → 2026-07 5년은 금(원화) 2.90배가 1위였고, 달러 기준 비트코인 1.10배는 미국 M2 1.10배와 같았다.
- 비트코인과 미국 M2의 전년 대비 증감률 상관계수는 0.15로, 1년 단위 움직임은 통화량과 거의 무관했다.
- 120개월 중 32개월은 고점 대비 반값 이하였고, 변동성은 금의 약 5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