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만 30년 했다면? 물가는 이겼고 통화량엔 졌다

1996년부터 2026년까지 예금은행 저축성수신금리로 굴린 1억 원을 물가·통화량과 비교했습니다. 30년 복리로 3.65배, 물가 기준 +62%지만 M2 기준으로는 69% 줄었습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였던 달은 367개월 중 69개월입니다.

목차
  1. 30년간 예금만 했다면 얼마가 됐나
  2. 최근 10년은 왜 다른가
  3.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였던 달은 얼마나 되나
  4. 그래서 예금을 하지 말라는 뜻인가
  5. 정리

“그냥 예금에 넣어두는 게 제일 속 편하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원금이 줄지 않고, 언제든 찾을 수 있고, 밤에 시세를 확인할 일도 없습니다.

다만 ‘속 편하다’와 ‘손해가 없다’는 다른 말입니다. 30년치 예금금리를 그대로 굴려 보면 그 차이가 숫자로 나옵니다.

30년간 예금만 했다면 얼마가 됐나

예금은행 저축성수신금리로 복리 운용하면 3.65배입니다.

×3.65
1996-01 → 2026-07, 예금은행 저축성수신금리(신규취급액) 월복리 누적 (한국은행 ECOS)

매달 그달의 신규취급 금리를 적용해 굴렸다는 가정입니다. 1996년 1월에 1억 원을 넣었다면 2026년 7월에 3억 6,500만 원이 됩니다.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비교 대상이 있어야 판단이 됩니다.

1996-01 → 2026-07배수
한국 M2 (2026-06 기준)×11.86
예금 복리 누적×3.65
소비자물가×2.25

두 개의 다른 답이 여기서 나옵니다.

기준30년 성과
소비자물가 기준(구매력)+62%
한국 M2 기준(자산 비중)-69%

두 숫자가 모순처럼 보이지만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같은 물건을 얼마나 더 살 수 있나”는 물가 기준이고, “세상 전체 돈에서 내 몫이 어떻게 됐나”는 통화량 기준입니다. 자세한 구분은 돈은 1.9배, 물가는 1.3배: M2와 CPI의 차이에서 다뤘습니다.

최근 10년은 왜 다른가

고금리 시절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30년 성적표에는 1990년대 후반이 통째로 들어가 있습니다. 1996-01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10.42%**였고, 외환위기 직후인 1998-01에는 **17.67%**까지 올랐습니다. 그 시절 예금은 지금과 완전히 다른 상품이었습니다.

구간을 최근 10년으로 잘라 보면 그림이 바뀝니다.

2016-08 → 2026-07배수실질
예금 복리 누적×1.249—
소비자물가×1.255-0.5%
한국 M2×1.934-35.4%
-0.5%
최근 10년 예금의 물가 기준 실질수익률

10년 동안 예금에 넣어두었다면 장바구니 기준으로 본전에 아주 조금 못 미쳤습니다. 통화량 기준으로는 3분의 1 넘게 밀렸습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였던 달은 얼마나 되나

367개월 중 69개월, 다섯 달 중 한 달꼴입니다.

18.8%
저축성수신금리 − 소비자물가상승률 < 0 이었던 달의 비율 (1996-01~2026-07, 367개월 중 69개월)

가장 나빴던 시기는 물가가 6%대로 뛰었던 2022년입니다.

시점예금금리물가상승률실질금리
2022-062.41%6.04%-3.63%p
2022-124.22%5.02%-0.80%p
2026-073.21%2.79%+0.42%p

반대로 가장 좋았던 때는 1998-01의 +9.38%p입니다. 예금금리 17.67%에서 물가상승률 8.29%를 빼고도 9%p 넘게 남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2026년 현재는 어떨까요. 2026-07 예금금리 3.21%, 물가상승률 2.79%로 실질 +0.42%p입니다.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0에 가깝습니다. 최근 1년 중 2026-05와 2026-06은 각각 -0.21%p, -0.08%p로 잠깐 마이너스로 내려갔습니다.

이 글의 금리는 예금은행 저축성수신 전체의 가중평균입니다. 실제로 받는 특판 정기예금 금리는 이보다 높을 수 있고, 이자소득세 15.4%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세후로 보면 실질금리 마이너스 구간은 위 계산보다 더 넓습니다.

그래서 예금을 하지 말라는 뜻인가

아닙니다. 예금이 하는 일과 안 하는 일을 구분하자는 뜻입니다.

예금이 확실하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원금을 지키고, 언제든 찾을 수 있게 하고, 금액을 미리 알 수 있게 합니다. 1~3년 안에 쓸 돈, 전세 보증금, 사업 운전자금, 비상 자금은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이 기능에는 값이 매겨져 있고 그 값이 위의 숫자입니다.

문제는 10년 넘게 쓸 계획이 없는 돈까지 같은 자리에 두는 경우입니다. 위 표의 -35.4%는 그 선택의 10년치 청구서입니다.

이 사이트는 무엇을 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가만히 두는 것”도 선택이고, 그 선택에도 값이 붙는다는 사실은 숫자로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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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1996-01~2026-07 예금 복리 누적은 3.65배, 소비자물가 2.25배, 한국 M2 11.86배다.
  • 물가 기준 +62%, 통화량 기준 -69%. 같은 예금에 대한 두 개의 정답이다.
  • 최근 10년만 보면 물가 기준 -0.5%, 통화량 기준 -35.4%로 고금리 시절의 성과가 사라진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였던 달은 367개월 중 69개월(18.8%), 최저는 2022-06의 -3.63%p다.
  • 예금은 수익 수단이 아니라 유동성·확실성을 사는 수단이다. 문제는 상품이 아니라 넣어두는 기간이다.

자주 묻는 질문

예금 이자로 물가를 이길 수 있나요?

30년 전체로는 이겼습니다. 1996-01~2026-07 저축성수신금리 복리 3.65배, 소비자물가 2.25배로 실질 +62%입니다. 다만 최근 10년만 보면 예금 1.249배, 물가 1.255배로 실질 -0.5%입니다. 고금리 시절의 성과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결과입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달은 얼마나 되나요?

1996-01부터 2026-07까지 367개월 중 69개월, 전체의 18.8%입니다. 다섯 달 중 한 달꼴입니다. 가장 나빴던 때는 2022-06으로 예금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3.63%p였습니다.

예금이 통화량에 뒤처진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예금 원리금이 세상 전체 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1996-01 M2의 0.0001%에 해당하던 1억 원은 30년간 3.65배가 됐지만 M2는 11.86배가 됐습니다. 물건은 더 살 수 있게 됐어도 집이나 주식처럼 통화량을 따라 움직이는 자산과는 멀어집니다.

그러면 예금을 하면 안 되나요?

목적이 다릅니다. 예금은 수익을 내는 수단이 아니라 원금과 유동성을 지키는 수단입니다. 1~3년 안에 쓸 돈, 비상 자금, 계약이 잡힌 돈은 예금이 맞습니다. 문제는 10년 넘게 쓸 일이 없는 돈까지 예금에 두는 경우이고, 그 비용이 이 글의 숫자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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