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10월, 금리 기사의 단골 표현은 “○○년 만의 최고”였습니다. 그런데 나라마다 숫자가 제각각이라 한눈에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영국·독일·일본, 그리고 한국의 장기금리를 각국 공식 금리 자료로 다시 뽑아 한 표에 놓았습니다. 결론부터: 네 나라 모두 ‘최소 15년 만의 최고’를 찍었고, 이유는 하나가 아니라 셋이었습니다.
4개국 장기금리는 지금 몇 년 만의 최고인가
10년물 기준으로 미국은 2002년 이후, 영국은 2007년 이후, 독일은 2011년 이후, 일본은 1996년 이후 최고입니다.
| 국가 | 2026년 10년물 최고 | 날짜 | 몇 년 만의 최고 | 연초 → 최근 |
|---|---|---|---|---|
| 미국 | 5.31% | 10-05 | 2002년 5월 이후 | 4.19% → 5.28% (+109bp) |
| 영국 | 5.383% | 09-28 | 2007년 7월 이후 | 4.517% → 5.337% (+82bp) |
| 독일 | 3.69% | 09-28 | 2011년 4월 이후 | 2.96% → 3.55% (+59bp) |
| 일본 | 3.111% | 10-07 | 1996년 이후 | 2.111% → 3.111% (+100bp) |
| 한국 | 4.600% | 09-15 | 2022년 10월 이후 | 3.386% → 4.395% (+101bp) |
자료: 미 재무부 par curve, 영란은행 IUDMNPY, 독일연방은행 Svensson 곡선, 일본 재무성, 한국은행 ECOS. ‘최근’은 미국·독일·일본 10월 7일, 영국 10월 6일, 한국 10월 8일. 시장 호가(벤치마크)와는 수 bp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30년물로 가면 기록이 더 굵어집니다.
| 국가 | 30년물 2026년 최고 | 의미 |
|---|---|---|
| 미국 | 5.67% (10-07) | 2002년 이후 최고 |
| 영국 | 10월 1일 장중 6% 돌파 | 1998년 이후 처음 (보도 기준) |
| 독일 | 4.03% (09-29, 10-01) | 2011년 4월 이후 최고 |
| 일본 | 4.168% (10-06) | 1999년 발행 이후 사상 최고 |
| 한국 | 4.751% (08-18) | 2012년 발행 이후 사상 최고 |
연초 대비 상승폭으로 보면 미국·일본·한국이 약 100bp씩으로 비슷하고, 독일이 59bp로 가장 작습니다. 독일만 10월 들어 다소 내려왔습니다(9월 28일 3.69% → 10월 7일 3.55%).
왜 하필 동시에 올랐나 — 세 갈래
나라마다 사정은 달랐지만 같은 힘 세 개가 동시에 작용했습니다.
1. 유가와 물가 — 중앙은행이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이 출발점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전쟁 전 70달러 안팎이던 브렌트유 선물은 4월 30일 장중 126.41달러까지 올랐고, 10월 8일에도 105달러를 넘었습니다. 실물 원유(Dated Brent) 현물 가격은 4월 7일 144.42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 지표 | 최근 값 |
|---|---|
| 미국 소비자물가 (8월) | 전년비 3.4%, 에너지 +16.3% |
| 영국 소비자물가 (8월) | 3.1% |
| 유로존 소비자물가 (9월 속보) | 3.8%, 2023년 9월 이후 최고 |
| 일본 기준금리 | 1.25% (9월 18일 인상) |
| 미국 기준금리 | 3.75~4.00% (9월 16일 인상) |
| 유로존 예금금리 | 2.50% (9월 인상, 올해 두 번째) |
| 한국 기준금리 | 3.00% (7월·8월 인상) |
| 영국 기준금리 | 3.75% (올해 동결) |
자료: 미 노동통계국, 영국 통계청, 유로스타트, 각국 중앙은행
영국을 뺀 네 곳이 9월 전후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금리 인하를 기다리던 시장이 ‘인상 재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장기금리를 밀어 올렸습니다. 유가가 물가를 거쳐 금리로 가는 경로는 유가 114달러·환율 1,341원 연결고리와 2026 오일쇼크 vs 1970년대에 정리했습니다.
2. 나랏빚과 국채 공급 — 찍어내는 양이 늘었다
네 나라 모두 국채 공급이 늘었습니다.
- 독일: 부채 브레이크 완화와 국방·인프라 특별기금 때문에 2026년 국채 발행 규모를 약 5,255억 유로로 늘렸습니다. 2025년 12월 계획(5,120억 유로)보다 많은 사상 최대입니다(독일 재무부 금융청, 9월 24일).
- 일본: 2027 회계연도 신규 국채 발행 목표가 약 40조 엔으로 2026년(32.7조 엔)보다 많고, 국채비 요구액은 36.64조 엔으로 사상 최대입니다. 예산 편성 가정 금리도 3.8%로 올렸습니다(블룸버그 보도).
- 미국: 2026 회계연도 첫 11개월 재정적자가 약 2조 달러입니다(미 의회예산국). 총부채는 8월 중순 39.99조 달러였습니다.
- 영국: 2026-27년 국채 발행계획은 2,462억 파운드로 소폭 줄였지만, 10월 28일 예산안을 앞두고 재정 우려가 30년물 6%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새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빅테크의 AI 투자용 회사채입니다. 국채와 같은 장기 투자자의 돈을 두고 경쟁한다는 분석과 영향이 아직 작다는 분석이 엇갈리는데, 이 내용은 AI 투자는 왜 금리를 올리나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3. 기간 프리미엄 — 긴 돈을 빌려주는 값이 올랐다
같은 기간 단기 국채를 굴리는 대신 장기 국채 하나에 돈을 묶어 둘 때 투자자가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을 기간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물가와 재정이 불확실할수록 커집니다.
연초 0.790%였던 ACM 기간 프리미엄은 6월 말 0.455%까지 내려갔다가 10월 5일 0.962%로 올랐습니다. 다른 모형(김-라이트, FRED THREEFYTP10)으로도 10월 2일 1.085%로 2010년 4월 이후 최고입니다. 장기금리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지’가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에서 나왔다는 뜻입니다.
미 재무부는 8월 19일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 매입)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발표 직후 30년물은 5.34%에서 5.19%로 내려왔지만, 9월 말엔 5.64%까지 올라 그 효과를 모두 되돌렸습니다. 공급 우려를 정책 한 번으로 누르기 어렵다는 걸 보여 줍니다. 미 국채 수요 문제는 미 국채 30년물 5.27%, 사줄 사람이 사라진 2026년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유럽 안에서는 왜 프랑스만 튀었나? (10월 19일 추가)
같은 유로를 쓰는데도 프랑스 10년물은 독일보다 1.37%p, 이탈리아보다 0.29%p 높습니다(10월 16일 종가). 10월 2일 장중엔 4.994%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였습니다(로이터).
| 날짜(종가) | 프랑스 10년 | 독일 10년 | 프랑스−독일 |
|---|---|---|---|
| 2026-09-02 | 4.24% | 3.39% | 0.85%p |
| 2026-10-02 | 4.90% | 3.43% | 1.47%p |
| 2026-10-16 | 4.79% | 3.42% | 1.37%p |
방크 드 프랑스·분데스방크 벤치마크 금리입니다. 위 5개국 표의 독일 값은 분데스방크 추정 곡선이라 같은 날이어도 수 bp 다를 수 있어 따로 표를 만들었습니다. 이탈리아 10년물은 10월 16일 약 4.50%였습니다(Trading Economics).
유가·국채 공급·기간 프리미엄은 유로존 전체에 똑같이 작용했습니다. 그 위에 프랑스에만 얹힌 건 정치입니다. 하원 과반 없이 540억 유로를 줄이는 2027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고, 첫 표결이 10월 20일입니다. 독일과의 금리차가 한 달 만에 0.6%p 벌어진 건 이 재정 신뢰 프리미엄입니다. 한국과 비교한 숫자는 프랑스 국채 5% 육박, 나랏빚 48% 한국은 괜찮나에 정리했습니다.
중앙은행이 올린 것보다 장기금리가 더 올랐다
다섯 나라 모두 10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1.0~1.9%p 높습니다.
| 국가 | 기준금리 | 10년물 (최근) | 10년물 − 기준금리 |
|---|---|---|---|
| 미국 | 3.75~4.00% | 5.28% | +1.28%p (상단 기준) |
| 영국 | 3.75% | 5.337% | +1.59%p |
| 독일 (유로존 예금금리) | 2.50% | 3.55% | +1.05%p |
| 일본 | 1.25% | 3.111% | +1.86%p |
| 한국 | 3.00% | 4.395% | +1.40%p |
2022~2023년 미국처럼 중앙은행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던 시기엔 오히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았습니다(장단기 역전). 지금은 반대입니다. 시장이 “중앙은행이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거기에 기간 프리미엄까지 얹은 모양입니다. 일본의 격차(1.86%p)가 가장 큰 건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보다 재정 우려가 더 빠르게 반영되고 있어서입니다. 일본 국채 시장의 사정은 일본 부채 문제 정리와 엔캐리 트레이드란?에서 이어집니다.
한국 장기금리는 어디에 서 있나
한국은 연초 대비 상승폭(+101bp)이 미국·일본과 같은 무리에 있습니다. 다른 점은 ‘몇 년 만’의 길이입니다. 미국·영국·일본이 15~30년 만의 기록을 쓰는 동안 한국 10년물은 2022년 10월 고점(4.632%)을 넘지 못했습니다. 2022년 이미 한 번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대신 30년물은 다릅니다. 8월 18일 4.751%로 사상 최고를 찍었고, 30년물이 10년물보다 높아지는 구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해외 초장기 금리 급등이 한국 초장기물에 가장 직접 전달된 셈입니다. 한국 10년물을 25년 순위로 보면 어디쯤인지는 국고채 10년 금리, 25년 중 몇 위?에, 30년물 이야기는 국고채 30년물이 10년물보다 높아진 이유에 정리했습니다.
직접 계산해 보기 — 장기금리가 4~5%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목표 금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미래 필요 자금 계산기에서, 1998년이나 2002년 금리 시대의 돈이 지금 얼마인지는 과거 돈 환산 계산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리
- 2026년 10년물 최고치는 미국 2002년 이후, 영국 2007년 이후, 독일 2011년 이후, 일본 1996년 이후 최고다. 30년물은 일본·한국이 사상 최고, 영국이 1998년 이후 처음 6%를 넘었다.
- 원인은 셋이다. 이란 전쟁발 유가와 물가, 늘어난 국채 공급(독일 사상 최대 발행 등), 2014년 이후 최고로 오른 기간 프리미엄.
- 다섯 나라 모두 10년물이 기준금리보다 1.0~1.9%p 높다. 중앙은행보다 시장이 더 올렸다.
- 한국 10년물은 2022년 고점 아래지만 30년물은 사상 최고를 찍었다. 해외 충격은 초장기물로 먼저 온다.
- (10/19 추가) 유로존 안에선 프랑스가 튀었다. 10년물 4.79%로 독일보다 1.37%p, 이탈리아보다 0.29%p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