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다들 저축을 했다”는 말은 통계로도 사실입니다. 1988년 가계순저축률은 23.9%였습니다. 번 돈의 4분의 1을 남겼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7.9%입니다. 그런데 그사이 그래프는 단순한 내리막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저축률은 얼마인가
한국은행 국민계정 기준 2025년 가계순저축률은 7.9%입니다(2026년 3월 잠정).
2022년 6.3%, 2023년 6.2%에서 2024년 8.0%로 반등한 뒤 유지되고 있습니다. “계속 떨어진다”는 서사는 최근 3년 숫자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38년의 궤적
| 연도 | 가계순저축률 | 국면 |
|---|---|---|
| 1988 | 23.9% | 역대 최고 |
| 1997 | 13.1% | 외환위기 직전 |
| 1998 | 20.4% | 외환위기 |
| 2002 | 0.1% | 역대 최저 |
| 2013 | 3.7% | 2010년대 저점 |
| 2020 | 11.9% | 코로나 |
| 2024 | 8.0% | 현행 기준 |
| 2025 | 7.9% | 현행 기준 |
19882020년 수치는 2020년 기준년 개편 이전 계열이고 20222025년은 개편 후 계열입니다. 같은 선으로 이어 추세를 읽으면 오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은 개편 전 4.0%에서 개편 후 6.2%로, 2022년은 9.1%에서 6.3%로 바뀌었습니다. “10년래 최저”라는 진단과 “반등”이라는 진단이 같은 해를 두고 모두 가능했던 이유입니다.
저축률이 오른 해는 모두 위기였다
1998년 20.4%와 2020년 11.9%. 두 번의 급등은 모두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라 쓸 수 없어서 생겼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고용과 소비가 무너졌고, 코로나 때는 거리두기와 국경 봉쇄로 대면 소비와 해외여행이 막힌 자리에 지원금이 들어왔습니다.
반대로 2002년 0.1%는 신용카드 확대기의 소비 급증과 맞물려 있습니다. 저축률은 절약 정신의 지표가 아니라 소득·소비·부채 상환의 잔차입니다.
나라 전체로 보면 저축이 남는다
가계는 8% 안팎인데 나라 전체 저축률은 다릅니다. 2025년 총저축률은 35.3%, 국내총투자율은 28.7%입니다.
| 연도 | 총저축률 | 국내총투자율 | 격차 |
|---|---|---|---|
| 2022 | 34.1% | 33.0% | +1.1%p |
| 2023 | 33.1% | 31.5% | +1.6%p |
| 2024 | 34.8% | 29.6% | +5.2%p |
| 2025 | 35.3% | 28.7% | +6.6%p |
격차가 3년 만에 6배로 벌어졌습니다. 저축이 부족한 게 아니라, 저축이 국내투자로 흐르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잉여는 해외자산 매입으로 나가고 경상수지 흑자로 기록됩니다.
부채비율이 내려간 이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2021년 193.4%에서 2025년 171.1%로 22%포인트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해 가계부채 잔액은 3.11% 늘었습니다.
비율이 내려간 것은 분자가 줄어서가 아니라 분모가 더 빨리 늘어서입니다. 디레버리징으로 읽으면 사실과 다릅니다.
국제비교도 기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OECD 자료에서 한국은 4.8%로 미국(4.9%)과 비슷한 하위권으로 표시되는데, 이는 2023년 수치이고 한국은행 현행 통계의 2023년 값은 6.2%, 2024~2025년은 8.0%·7.9%입니다. 어느 해, 어느 기준의 숫자를 쓰느냐에 따라 “저축 못 하는 나라”와 “저축 많이 하는 나라”가 모두 만들어집니다.
30년 뒤 내 노후 생활비는 얼마일까 — 미래 필요 자산 계산기에서 물가·통화량 기준으로 필요한 금액을 직접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정리
- 2025년 가계순저축률 7.9%, 2023년 6.2%에서 반등 후 유지.
- 1988년 23.9% → 2002년 0.1% → 2020년 11.9%. 급등한 해는 모두 위기였다.
- 기준년 개편으로 같은 해 수치가 2%포인트 넘게 바뀐 사례가 있다.
- 나라 전체 저축률 35.3% vs 투자율 28.7%. 문제는 저축의 양이 아니라 행선지다.